만해연구소

우리가 기다리는 님 제23회 만해축전에 부쳐 –이동순(시 인) 우리가 기다리는 님은 해마다 우리 곁에 오십니다 봄에는 연둣빛으로 온 세상을 푸르게 바꾸십니다 여름엔 서늘바람으로 지친 우리를 잠시 쉬게 하십니다 가을엔 청명한 달빛으로 우리 멍한 정신을 일깨워 주십니다 겨울엔 세찬 눈보라 채찍으로 갈피 잃은 우리 등을 후려치십니다 님이 머무시던 자리에 앉아 님의 어제와 오늘을 생각해 봅니다 님은 오래 전에 가셨지만 우리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우리가 기다리는 님은 해마다 우리 곁에 오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