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해의 시: 함께 감상해 보아요] 님의 손길

작성자
Manhae
작성일
2015-12-01 14:33
조회
156
님의 손길

님의 사랑은 강철을 녹이는 불보다도 뜨거운데 님의 손길은 너무 차서 한도[限度]가 없습니다.
나는 이 세상에서 서늘한 것도 보고 찬것도 보았습니다. 그러나 님의 손길같이 찬것은 볼 수가 없습니다.
국화 핀 서리 아침에 떨어진 잎새를 울리고 오는 가을 바람도 님의 손길 보다는 차지 못합니다.
달이 작고 별에 뿔나는 겨울 밤에 얼음 위에 쌓인 눈도 님의 손길 보다는 차지 못합니다.
감로[甘露]와 같이 청량한 선사[禪師]의 설법[說法]도 님의 손길 보다는 차지 못합니다.
나의 작은 가슴에 타오르는 불꽃은 님의 손길이 아니고는 끄는 수가 없습니다.
님의 손길의 온도를 측량할 만한 한란계[寒暖計]는 나의 가슴밖에는 아무 데도 없습니다.
님의 사랑은 불보다도 뜨거워서 근심산[山]을 태우고 한[恨]바다를 말리는데 님의 손길은 너무도 차서 한도가 없습니다.